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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짧은 강원도 여행

한여름에 떠나는 휴가보다는 이맘때쯤 재충전을 하는 스타일인데, 올해에도 어김없이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다. 일이 워낙에 많이 쌓여있어 떠나는 것이 어느때보다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시간을 조절하더라도 상황이 크게 바뀔게 없는지라 짧은 여행이지만 강행을 했다. 결국 제주도 출장건이 하나 날라가버리긴 했지만...

강원도를 조금 많이 다녀봤더니 유명하고 사람많이 다니는 곳보다는 한적하고 새로운 곳을 도전해 보았다. 다행히도 단풍이 절정이고 날씨가 워낙에 좋았던지라 무리해서 설악산과 오대산의 단풍과 동해바다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요즘 여행을 다니면 DSLR이 아니면 카메라 빼기도 민망하고 사진에 특별한 기술도 없는지라 조금 쑥쓰럽긴 하지만 몇몇 사진을 공유해 본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오죽헌.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었는데 사람도 적고 단풍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궁합이 잘 맞아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러한 옛명승지를 다닐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 조상들의 담들이 참 매력적이라는 것..


해안도로를 타고 양양쪽으로 가다가 잠깐 들러본 곳은 남애항. 남애항은 강릉과 속초사이에 있는 조그마한 항구로 '고래사냥' 촬영지로 유명한 곳~ 예쁜 바다와 새빨간 등대가 인상적이었는데 인터넷에 떠드는 것처럼 매우 아름다운 곳은 아니지만 한번쯤 동해바다를 만끽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장소이다.


설악산은 울산바위나 권금성쪽으로만 다녔는데, 이번 여행에는 조금 돌아서 백담사를 도전해 보았다. 1시간 가량 줄을 서서 버스를 15분타고 도착한 백담사는 절 그 자체보다는 오가는 길에 있는 계곡과 단풍이 정말로 아름다웠던 곳. 그리고, 돌다리를 아래에 있는 물맑은 계곡과 하얀돌탑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보았던 설악산과는 약간은 느낌이 달랐던 곳~


동해바다를 계속 보고 달리고 있으면 감흥이 약간 무뎌지기도 하지만, 아침에 들렀던 하조대의 경관은 정말 예술 그 자체. 정자와 등대, 그리고 해수욕장이 있는 하조대에서 보는 동해의 경치는 정말 장관 중에 장관.. 조금 부지런했다면 일출 구경을 하면 그만인 장소인 것 같다.


인터넷에서 워낙 강추를 하기에 조금은 무리해서 들려본 '테라로사' 커피 공장. 사실,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 분위기와 커피향기, 그리고 빵이 너무나 맛이 있어서 먼길을 돌아간게 아깝지 않았던 곳. 밖에서 보는 것보다 구석구석에 아름다운 좌석이 많아서 이번 여행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이다.


조금 오래된 자동차와 DSLR이 아닌 디카와 함께 가는 여행이기는 하지만 이번 여행도 매우 만족스러웠으며, 재충전의 시간이 된 것 같아. 돌아와서 확인한 메일의 갯수는 300개가 넘어갔고, 몇몇 심각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일상을 떠난다는 것은 항상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생각하게 해준다.

다음번 여행때는 핸드폰을 아예 안 가져 가는 것도 생각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