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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때, Guitar는 내 인생의 전부에 가까웠다. 방학이 되면 사부(학교 선배였지만 우리끼리는 그렇게 불렀다)님이 운영하는 Guitar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겨울에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석유 난로를 켜놓고 손을 녹인 기억이 생생하다.

여느때처럼 학원에 놀러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친구들을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다 보면대에 '고성'이라는 제목이 써있는 악보가 펴져있는 걸 발견했다. 그 제목이 주는 강렬함에 이끌려 연주를 시작해보았다. 난이도가 어렵지 않았던 탓에 완주까지의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춘기 소년의 감성은 저음으로 시작되는 음악과 조그마한 연습실, 난로에서 나오는 파란색 불꽃이 잘 조합되어 꽤나 운치있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날의 기억 때문인지 이 곡을 듣고 있으면 항상 고요하면서 차가운 이미지가 떠오른다. 아무도 찾지 않는 고성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근거없는 자신감마저 든다. 그 날도 오늘처럼 조용히 눈이 왔었다.



  1. Minu Park
    2012.01.06 15:19 신고
    저도 이곡 연습한 기억이 납니다. ^^
    전 리가도와 슬러에서 소리가 예쁘게 안나와서 연습할때 애 먹었는데... ㅎㅎ
    이곡을 들으니 바리오스의 대성당이 생각나내요.
    유투브 찾아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