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이야기

온 몸이 아픈 환자와 모바일 뱅킹

환자 : 온 몸이 다 아픕니다. 손으로 머리를 만져봐도 아프고, 어깨를 만져봐도 아프고, 배를 만져봐도 아픕니다. 그런데 다른 병원에서는 원인을 못 찾겠다고 합니다.
의사 : (진찰을 하더니) 병을 고칠 수 있겠습니다. 환자분은 온 몸이 아픈게 아니라 손이 아프신 겁니다.

국내 모바일 뱅킹의 돌아가는 꼴이 저 환자와 같다. 정작 아픈 곳은 손인데, 온갖 삽질을 하면서 제자리 걸음이다. '공인인증서'라는 도대체 국적을 알 수 없는 보안시스템을 사설 기관도 아닌 국가가 나서서 설쳐대며 온갖 플랫폼을 다 망가뜨리고 있다.

'공인인증서'를 쓰기 위해 집안의 PC를 Active X로 떡칠을 하더니, 이제는 모바일 기기에서도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전용 VM을 만들더니, 이제는 공인인증서를 지원하는 모바일 브라우저를 만든다는 말도 안되는 삽질을 하고 있다.

사용성 개선과 모바일만의 Edge를 연구해야할 현업 종사자와 오피니언 리더들을 아직까지도 모바일 뱅킹하면 '공인인증서'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대체제를 제시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고 하지만, 그 역시 '공인인증서'라는 테두리 안의 생각이다. 표준을 쓰면 된다. SSL로 충분하지 않은가?

대형 금융 회사들이야 어떻게던 방법을 마련하겠지. 문제는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모바일에서 뭔가를 판매하고, 만들어 보고 싶은 영세사업자들의 지불 결제 수단이다. 국민의 세금 받고 하는 짓이 이 정도라는게 답답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