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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그녀'때문에 용서되는 영화, 싸이보그 그녀

영화를 보기도 전부터 이래저래 들은 말이 많다. 대부분은 부정적인 이야기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이 본인 스스로가 만든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들이다.

2003년 유바리 영화제에서 곽재용 감독과 야마모토 마타이치로 프로듀서가 심사위원으로 영화제에 초대되어 만난 것이 이 영화의 탄생 계기가 되었다. 그 인연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지속적인 연락을 하게 되고, 2003년 여름 지영준 프로듀서를 통해 곽재용 감독은  야마모토 프로듀서에게 'Cyborg SHE'라는 제목의 각본을 보내게 된다. 각본을 받은 야마모토 프로듀서는 마음에 들어하고 본격적인 기획을 하게 된다.

2009년에 개봉한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약 1년전에 개봉을 하게 되고 나름 나쁘지 않은 반응을 받는다. 국내 개봉을 위해 곽재용감독은 약 2개월간 편집을 다시 하는 열정을 토해내지만 실제 국내 관객은 그렇게 많이 들어서지 못했다.

영화는 "러브스토리 -> 재난 영화 -> SF -> 러브스토리" 라는 인터넷평 그대로 전개된다. 흔히 이번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은 여배우 하나에 의존하는 곽재용 감독 스타일을 거론하는데, 그러한 여배우 하나가 '아야세 하루카' 이기 때문에 모든게 용서되는 듯 하다. 기타 영화와 마찬가지로 남자는 수동적이며, 하는 일은 없다. 왜 그녀가 남자주인공을 사랑하게 되는지에 대한 개연성은 부족하다.

전체 스토리는 다소 진부하지만, 스토리보다는 순간순간 에피소드와 다소 무리한 전개를 커버할 수 있는 그녀때문에 모든 것이 큰 무리가 없게 느껴진다. 애절함은 없지만 풋풋하고 순수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한 영화이다. 남이 뭐라 하던, 스토리가 어떻던.. 내가 재미있으면 되는거다. ^^


싸이보그 그녀
감독 곽재용 (2008 / 일본, 한국)
출연 아야세 하루카, 코이데 케이스케, 타케나카 나오토, 키리타니 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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