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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동네에 새로 생긴 대형슈퍼

지금 사는 곳은 용인으로 지하철역과는 좀 거리가 떨어진 곳이라 번화가와는 조금 거리가 먼 곳이다. 그렇지만 아파트 단지가 여러개가 밀집되어 있고, 개발되고 있는 택지 지구와 가까워서 인지 새로운 상가들이 생겼다 없어졌다가를 반복한다. 새로 생기는 상가들은 대부분 음식점인데, 순식간에 오픈을 했다가 어느날 보면 다른 상가로 바뀌어 있곤 한다.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슈퍼이다. 이 곳에는 오랜 터줏대감격인 중형 슈퍼가 하나 버티고 있고, 지난 여름부터 3,4개의 중형 슈퍼들이 생겼다가 없어지고, 또는 이전을 하곤 했다. 점차로 2강 구도를 형성하나 싶더니, 터줏대감을 제외하고는 얼마전에 그 마저도 모두 없어져 버렸다. 이유인즉, 롯데슈퍼가 바로 옆에 새로 오픈을 했기 때문이다. 대형업체와의 경쟁은 자신이 없었는지 오픈한다는 말이 돌자마자 점포를 정리해 버렸다. 그리곤, 얼마전에 롯데 마트의 식품관만을 옮겨 놓은 듯한 대형 슈퍼가 오픈을 했다. 이 과정 중에 재미난 점이 몇가지 눈에 띄었다.

롯데 슈퍼는 오픈 행사에 주력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점포들이 새로 오픈하면 대대적인 홍보물을 제작하고, 싼 가격에 물건을 공급하지만 롯데는 오픈 후 일반적인 가격대만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넘쳐 났으며, '이제 막 오픈했으니 분명히 저렴할 것이다'라는 기대심리인지 모두들 물건을 구입해서 나왔었다. 일반 대형 마트에서도 가끔씩 하는 몇만원 이상 구입 고객에게 주는 세제마저도 없었는데 말이다.

아파트 입구 여기저기에 슈퍼에서 사용하는 카트가 돌아다닌다. 슈퍼에서 근처 아파트와 협의해서 미리 카트를 가져다 논 것인지, 일부 고객들이 집앞까지 카트를 끌고 와서 놓고 간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롯데 마트 카트가 입구에 여러개가 돌아다닌다. 장 보러 가려면 마트에 가서 카트로 물건을 구입하고, 집앞까지 끌고 와서 그곳에 놓으면 되니 편리할 수 밖에 없다. 고객들을 유입하는데 은근히 작용하는 점일 것이다.

동네 가까운데에 생김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사람은 항상 많아서 카운터에 줄은 길었고, 주차장은 붐비었다. 일정금액 이상이 되면 모를까, 한두개 물건은 집앞 슈퍼에서 사는게 오히려 시간을 환산하면 더 저렴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대부분의 고객들은 집앞 슈퍼를 더 이상 가지 않는 듯 하다.

그래서인가? 주위에 생겨나는 대형 마트들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아파트 앞 상가 슈퍼는 예전에는 12시까지만 영업을했었는데, 요즘은 새벽 3시가 되어도 닫지를 않는다. 3시 이후에 확인해 본적은 없으나 그 이후로도 꽤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눈치이다. 인건비와 전기세를 따지다 보면 몇푼이나 벌까 싶지만.... 대형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오로지 그것밖에없는 것 같다.

이래저래..... 소형업체들은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되고 있다. 규모의 경쟁에서 이길힘은 아이디어라고? 과연... 그게 말처럼 쉬우려나?